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취업난에도 행복한 ‘젊은 학과’…정보보호 최전선의 여전사들
등록날짜 [ 2015년03월09일 12시04분 ]

2014년에 열린 제3회 레몬 정보보안 세미나. 다른 대학의 학생들과 외부인사도 많이 참가한다.

디지털시대의 정보는 대량 생산, 대량 저장, 대량 소비된다. 그것도 순식간에. 그래서 정보의 파워는 점점 커지고, 부정한 방법으로 정보를 훔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의사의 메스가 한순간에 강도의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개인 기업 사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이처럼 막강하며 치명적인 정보를 제대로 보호할 것인가. 이 점에 일찌감치 눈을 뜬 대학이 있다. 서울여대의 정보보호학과이다.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는 2001년 수도권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정보보호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금은 교내 최고 취업률 학과, 고품질 실무형 인재 양성 학과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밖으로는 2014년 전국 정보보호학과 중 유일하게 교육부의 대학특성화사업단(CK-1)으로 선정됐다. 사업단의 이름은 ‘사회기여형 정보보호 여성 인재사업단(CES+)’. CES는 창의성(Creativity), 윤리성(Ethical Mind), 보안전문성(Security Specialist)을 뜻하고 +는 ‘갖춘다’는 의미다.

2013년 5월, 세계3대 보안업체 중 하나인 트렌드마이크로(TrendMicro) CEO 에바 첸의 강의에는 25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열띤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이 학과를 취재하며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공격’을 제대로 방어할 인재를 어떻게 기르고 있는가”였다. 학과의 존재이유를 물은 것이다. 건전한 수비수(화이트 해커)가 사악한 공격수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 이 질문에 이시형 교수는 즉시 답했다. “커리큘럼을 주기적으로 10곳의 정보보호관련 유력 기업에 보내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새 과목을 개설하기도 하고 교육 내용을 추가하기도 한다.” 전쟁터의 싸움기술을 곧바로 교실로 가져와 분석하고 대비한다는 뜻이다.

학과는 현재 안랩(악성코드 분석) SK인포섹(취약점 점검과 컨설팅), 롯데정보통신(보안시스템운영), 윈스(보안솔루션 개발) 라온시큐어(모의 해킹), A3시큐리티(보안컨설팅),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웨어 개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금융보안연구원 등 14개 관련 기업 및 단체와 단단한 산학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특강을 통해 학생들에게 최신기술을 전수하고, 인턴십을 통해 진로탐색기회를 제공하며,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졸업생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최고의 우군이다. 특히 안랩은 ‘악성코드의 기초’ ‘악성코드 탐지 및 분석’ 과목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고, 네오위즈도 올해 안에 게임보안과목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예정.

학과는 특성화학과로 선정되며 날개를 달았다. 지금까지 학과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매년 3억6000만 원씩 5년간 총 18억 원을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다. 학과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정보보호, 프로그래밍, 창의성 경진대회 등을 열어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 개발로 이어지도록 독려하고 있다. 장학금도 늘렸다. 1학년부터 4학년이 팀을 만들어 기획, 조사에서 평가, 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2~3년에 걸쳐 실행하는 ‘이룸 종단형 PBL(프로젝트기반 수업)’도 진행한다. 10년 이상 실무경험을 쌓은 기술사가 팀에 도움을 준다. PBL은 사회의 업무방식을 대학 때 미리 체험시키고, 취업하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실전형 프로그램이라 할 만하다.

이룸 종단형 프로젝트 모습. 1~4학년이 함께 팀을 만들어 아이디어 기획부터 보안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2~3년에 걸쳐 수행한다.

서울여대가 교육부지정 ‘정보보호 영재교육원’ 운영대학으로 선정된 것도 호재다. 교육부 공인 정보보호 영재교육원은 전국에 4곳이 있는데 서울여대는 1권역인 서울 경기 인천 강원권역을 맡고 있다. 물론 정보보호학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울여대는 정보보호에 꿈과 끼를 가진 중고생을 선발해 중학과정 3학급, 고교과정 3학급(각 학급 정원 15명)을 운영한다. 이시형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영재교육원에 정보보호학과 학생 6명이 멘토로 참여해 장학금도 받고, 수업도 함께 들을 수 있으며, 기자재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영재교육원에 매년 2억 원씩을 지원한다. 사범대학이 부설 중고교를 갖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영재교육원 고교과정에 들어온 학생 45명 중 31명이 특목고 출신이었으나 2015년에는 15명으로 줄었다. 취재에 동행했던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김영주 교사(한성여고 연구부장)는 “영재교육원은 특목고 학생들만 들어간다는 오해가 있는데 일반고 학생들에 대한 문호가 넓어졌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재학생들의 학과 만족도도 높다. 만족도는 내외부 평판도 중요하지만 학생 개개인이 꿈을 갖고 있느냐로 평가하는 게 맞을 듯하다. 꿈은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한지연 씨(4학년·동아리 SWING회장)는 “실력 있는 교수진(현재 10명), 여러 기업과의 탄탄한 MOU,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 있고 적성에도 맞아 학과에 만족한다”면서 악성코드분석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송지연 씨(3학년)의 꿈은 보안컨설턴트. 그는 “학교에서 우리 학과만 너무 밀어주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통 있는 학과 동아리 ‘SWING’과 컴퓨터학과와의 연합동아리 ‘슈러그’를 통해 꿈에 한발자국씩 다가서고 있다. 학과는 방학 중에도 ‘해킹보안 교육과정’, ‘프로그래밍 교육과정’ 등을 개설해 학생들의 꿈을 응원한다.

학과의 특징 중 하나는 사회기여와 인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특성화 사업단에 ‘사회기여형’이라는 이름을 넣은 것도 이 때문. 배운 지식을 자신을 위해서만 쓰는 게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는 인재를 기르겠다는 뜻이다. ‘웹보안’과목과 연계해 자체 보안점검이 힘든 영세, 중소기업의 웹사이트를 살펴보고 솔루션까지 제공해 주는 활동이 대표적. 연간 1000건이 넘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학과는 2013년 국회과학기술혁신포럼이 주는 ‘시큐어 코리아 교육부분 대상’을 받았다. 초중고교, 청소년수련관,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을 방문해 정보보호의 필요성도 전파한다. 이런 활동은 학생들의 현장적응력을 길러주는 데도 도움을 준다. 도랑을 치우며 가재도 잡는 셈.

인성을 중시하는 것은 서울여대의 창학정신과도 관련이 깊다. 서울여대는 1961년 초대 학장에 부임한 바롬 고황경 박사(2000년 별세)의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교육철학을 지금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김영주 교사는 “서울여대는 진학지도교사들 사이에서 인성교육을 많이 하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장학금이 최고의 유인책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 학과의 2012~2014년 내외부 장학금 지급액은 평균 6억2000만 원. 2014년은 등록금대비 장학금 수혜율이 40%로 1인당 평균 301만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특성화학과 지원금 중 3500만 원(수혜학생 146명)을 장학금으로 썼으나 올해는 이를 6100만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늘 취업이 문제다. 배운 지식과 기술을 펼칠 수 없다면 갑 속에 든 칼이다. 학과는 그런 점에서 행복하다. 지난해 취업률은 84.3%. 교내에서 늘 1, 2위를 차지한다. 취업자의 80% 이상이 정보보호와 IT 관련 업종에 취업하고 있어 직장 만족도도 높은 편. 취업하는 회사는 앞서 언급한 산학협력 기업이나 기관 외에도 IBM, 삼성, LG, CJ, 네이버, 은행 등 대기업이나 강소기업도 적지 않다.

EY 한영 회계법인에서 정보보안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이 학과 10학번 박조희 씨(25·2013년 금융감독원 주최 금융보안캠프 최우수상 수상)는 “회사 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아주 큰 목소리로 “정말 재미있다”고 답했다. ‘청춘이라고 쓰고, 절망이라고 읽는다’는 요즘에 그는 활력이 넘쳤다. 박 씨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보안 이슈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너무 즐겁다”고 했다.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출신자들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어떨까. 박 씨는 “대학에서 배운 것과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출신은 산학협력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데다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해 호평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시형 교수는 “정보보안은 모든 가능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학생들은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했다.

이시형 교수(왼쪽)에게 정보보호학과의 전형방법에 대해 꼼꼼하게 물어보는 한국정책교육교사연대 김영주 선생님

정보보호학과의 입학정원은 40명. 특성화학과 선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6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수시와 정시 모집비율은 6 대 4 정도. 2015학년도 정보보호학과 수시 학생부종합평가전형 합격자 중 가장 바람직한 합격사례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대해 학교 측은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하나는 C언어를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코딩을 여러 차례 해 본 경우로 이런 과정이 자기소개와 학생부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전공적합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다른 사례는 학교에서 수학 과학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른 학생들을 위해 멘토링 활동을 한 경우로 고교생활 충실도와 인성(협력과 나눔)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

수시 일반학생전형은 학생부교과성적 70%, 서류종합평가 30%로 선발한다. 이 전형의 최종합격자와 등록자의 학생부교과 평균등급은 모두 평균 3등급이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국AB, 수AB, 영, 사과(2과목평균) 중 2개영역 등급합이 7이내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다는 것. 그 밖에 정원 내에서는 고른기회 전형과 논술우수자전형, 기독교지도자 전형이 있고, 정원 외에서는 농어촌 학생 전형이 있다.

특기할 점은 2016학년도부터 기독교지도자 전형으로 정보보호학과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지도자 전형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공동체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학생을 목회자의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는 것인데 서울여대에서 기독교학과 외에는 정보보호학과가 유일하다.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칼보다도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은 강한 윤리성과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 도입한 것이다.

논술우수자전형 외에는 모두 비교과 활동을 요구하는 전형들인데, 그렇다면 어떤 활동들이 합격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자 학교 측은 평가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는 비교과활동은 정해져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학과의 특성 때문에 컴퓨터관련 동아리활동, 수학 과학 과목의 학업역량, 자기주도적인 학습태도. 학과와 관련된 탐구활동 및 독서활동 등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윤리지도사, 개인정보보호관리사(CPPG), 정보처리산업기사, 정보보안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이나 관련대회 출전경력도 도움이 된다고 했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성도 강조했다.

재학생 최미리 씨(2학년)는 말했다. “정보보호학과가 취업률이 좋다는 말을 듣고 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정말로 이 분야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결국은 적성의 문제로 돌아간다.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는 이미 입지를 굳혔다. 정보보호에 대한 수요도 날로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이 학과는 적성을 갖고 도전하는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학과인 것이다.





 

출처/동아닷컴
 
 

올려 0 내려 0
김남숙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Hi…” 아마존의 미소에 국내 출판계 바짝 긴장 (2015-03-11 12:58:58)
남북한 대표화가 140인의 특별한 동행 ‘2015 남북미술전 백두에서 한라까지’ (2015-03-06 13:59:06)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