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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해도 100% 수당, 법인카드로 명품을…公기관 모럴해저드
등록날짜 [ 2014년10월14일 11시18분 ]

"자비연수에도 100% 수당 지급", "배우자 동반 해외출장"

국회의 국정감사가 본격화하면서 공기업과 국책연구기관, 금융기관들의 방만 경영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경영진의 부실경영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추후 손해배상소송 등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이들 경영진을 선출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대표성과 중립성 강화 등이 선행돼야 이런 문제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 자비연수에도 수당 100%…도 넘은 지원

14일 정무위 신동우(새누리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직원들이 자비연수를 가는 경우까지 월급여는 물론 상여금, 경로효친금, 직무수당 등 각종 수당을 100%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비연수시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금융감독원 등과 대비되는 것이다.

거래소는 또 2012년부터 2년7개월 동안 정원의 50%가 넘는 400여명이 151건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소요된 여비는 1인당 500만원이 넘는 21억8천만원에 달한다. 직원들이 각종 세미나 등을 명목으로 다닌 곳은 라스베이거스, 리스본, 시드니, 이스탄불 등 휴양관광지가 대부분이었다.

이운룡(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들어 상무급 임원 4명을 퇴직과 동시에 같은 급여의 전문위원으로 재취업시켰다. 전문위원 제도를 퇴직자들의 인사적체 해소와 편법 재취업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증권거래소와 코스콤(한국증권전산)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은 5분의 1토막이 났는데도 구성원 평균 복리후생비는 각각 447만원, 459만원에 달했다. 이는 다른 방만 경영 중점관리대상 공기업의 평균 414만원보다 높다.

1인당 평균 보수액도 한국거래소 1억1천만원, 코소큼 9천400만원 등으로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평균치인 6천만원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방만경영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2~6월 LH, 가스공사 등 20개 공기업과 한국은행 등 13개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한 결과, 금융 공공기관 평균 근속연수는 25.9년으로 민간 금융회사보다 평균 4.2년 많아 안정성이 높은데도 지난해 기준 평균 인건비는 1.2배에 달하고 비급여성 복리후생비도 31% 높았다.

감사 결과 도덕적 해이는 상상 이상이었다. 산업기술진흥원의 경우 지난해 12월 68명을 승진시키면서 발령일을 2012년 3월로 소급시키기로 노사간 합의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예산 30억원이 남자 아무 근거도 없이 임직원에게 1인당 최고 70만원자리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했다.

국감과정에서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이 기관장 집무실을 과도하게 넓게 사용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LH가 기관장 집무실과 접견실을 합해 305.4㎡를 쓰는 것을 비롯해 한국광물자원공사(215㎡), 한국전력(207㎡), 한국전력기술(191㎡) 한국도로공사(181.4㎡) 등도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기관장실 기준인 165㎡보다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 법인카드로 명품구입…국책연구기관도 예외 아니다

국가 정책 수립을 돕는 국책연구기관들의 상습적인 법인카드 부정 사용도 여전했다.

김기준(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연구사업비로 편성된 예산으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넥타이와 '고소영 향수'로 불리는 아닉구딸 향수를 다량으로 구입했다. 외국 출장 때에는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원의 예산 집행 지침에 따르면 연구사업비는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목적에만 집행해야 한다.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선식, 유기농 오이, 고구마 등 개인적 용도의 식료품도 법인카드로 구입하고 경상경비로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김상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2010∼2014년에 법인카드 사용 금지 업종인 일반주점에서 321차례에 걸쳐 3천851만3천원어치를 결제했다.

이외에 법인카드로 택비시, 영화비 등을 결제하고 주말이나 새벽에 시간에 사용한 기관들도 있었다.

성과급 등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한 사례도 있다. 민병두(새정치연합) 의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하 26개 연구기관 중 15개 기관에서 안식년 대상인 연구원에게 기본연봉 이외에 성과급, 복리후생비, 기타 지원금 등 각종 수당을 지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임직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 국제기구나 사회단체 등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김상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의대, 치대를 다니는 대학생 자녀는 물론 특목고를 다니는 자녀에게도 금액에 관계없이 학자금 전액을 지원했다.

특히 직원이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때는 2차례에 걸쳐 3개월 이내에서 유급휴직을 인정해 주고 급여도 25%를 지급했다.

임원 출장의 경우 '필요한 경우' 배우자를 동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세부 요건을 정하지 않았다. 사실상 자의적 판단에 따른 동반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배우자의 여비까지 지원했다.

김기준 의원에 따르면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직원들이 외부 강의 후 지급받는 강의료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기준을 초과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70회에 걸친 외부강의 가운데 권익위 기준을 초과해 강의료 등을 챙긴 경우가 17.2%인 36회나 됐다.

◇ "문제발생시 강력히 책임 물어야"

이런 방만경영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정치권 출신 등의 낙하산 인사와 관련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 공공기관과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 34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68명의 임원 가운데 42%인 112명이 관료와 정치권, 연구원 출신의 외부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 관료 출신이 57명으로 절반이 넘었고, 정치권 인사도 48명에 달했다.

이처럼 전문성도 없고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이 논공행상식으로 금융공공기관에 들어온 만큼 이들에게 금융권 개혁이나 기강확립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공공기관의 경영 부실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감독권자인 주무 장관이 강력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공공기관도 민간기업처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기업의 경우 조직에 손해를 끼치면 주주들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하는 것처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도 상법 규정을 준용한다고 돼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장 등을 선임하는 공운위의 구성을 보다 중립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내가만드는 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위원장은 "공공기관의 CEO에 정치적인 낙하산이 오는 경우가 많으니 소신을 통한 내부 개혁보다는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공운위에 시민 대표나 전문가들이 들어가도록 해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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